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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지우개 하나에 신경이 예민해지던 우리들. 딱지 한 장에 울고 웃고 저마다의 필통을 뽐내며 으쓱이던 그 날의 기억이 이곳에 있었을 줄이야.
갑작스레, 라는 말이 새삼스러운 화려함.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아쉬운 일이다.
고만고만한 담들 너머로 세상의 절반이 보인다. 절반으로 나뉜 세상을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슬쩍 뒤꿈치가 들린다.
어쩌면 저 물줄기가 더 푸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하늘이 강을 품은 걸지도 모르겠다.
장승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 눈이 변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마주하면 모든 것이 보여지고 말 것 같은 그 눈이.
바닷가로 옮긴 살림들이 올망졸망하다. 새로운 집에서는 어떤 달콤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을까.
의외로 경계라는 것이 무척 허술하고 희미한 것이어서 사람들은 자유로이 넘나들고 있는데도 잘 알지 못할 때가 있다.
햇살이 맑게 부서져내리는 파도에 붙여진 이름, 은파. 은빛 파도가 넘실대며 밀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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