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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살이 깎이는 것을 알면서도 자리를 지켰던 이유를 물으려다 그만둔다. 그 모습 그대로, 충분히 아름답다.
색도 모양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데도 너는 무에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힘없이 축 늘어져 있구나.
금방이라도 차 향기가 스며나올 것 같은 그 이름, 다산 초당. 푸른 것들에 둘러싸여 푸른 향을 마셨을 그 기분을 짐작해 본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지만 모두 사라지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
길은 분명 하나인데 어째서 둘이 되었다.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는 어김 없이 생명이 움튼다.
소백산 산기슭을 차지하고서 그 자체가 산의 일부인 듯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까닭 모를 소리가 희미하게 새어나온다.
조금씩 발을 내디딜 때마다 뒤꿈치에서 파도 소리가 난다. 돌아오는 길에 밑창을 보니 하얀 소금이 그득하다.
아무도 오르지 않는 좁은 계단 굽이굽이 그림자만 기웃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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