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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만 무성히 자라 뒤덮은 줄 알았더니 뒷산에서 건너온 침묵이 풀 사이로 언뜻 고개를 내민다.
평화를 바라는 마음은 지금 평화롭지 않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인간의 무도함이 남긴 흔적이 기억되지 않을 때 평화를 이야기한다.
혼자 길을 걷고 있는데 벽이 소란스럽다. 무심코 옆을 바라보니 한껏 들뜬 사람들이 가득하다.
높은 땅에 빗금이 가득하다. 올려다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덜 여문 마음 때문은 아닐지.
바람에 흔들릴 만큼 얇고 쉽게 망가질 수 있지만 어떤 것도 놓쳐본 적이 없다.
한 줄기 끝에서도 서로 고개를 돌리는 것은 왜일까. 맞부딪히지 않고, 그래도 발끝을 맞댄 채 살기 위해서라면 다행인 일.
감싸 안으려 벌린 두 팔 사이의 간격을 좁힐 수 없는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여린 마음 때문이 아닐까.
한 송이 꽃으로 피기 위해 얼마나 울었을지. 결코 여릴 수 없는 꽃잎에 목례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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