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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여 만든 자욱한 안개 너머로 보이는 그림자가 있다. 결코 채울 수 없는, 채워지지 않는 허상이.
야트막한 언덕 위에 얹힌 묘한 표정 하나. 어느 곳을 보고 있는지 괜스레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어둠이 내리기도 전에 가로등 불이 들어온다. 아, 한 곳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저기서는 별을 볼 수 있을까.
파도 소리를 듣고 자랐기 때문일까, 파도 따라 넘실대고 싶기 때문일까. 파도처럼 굽이치는 가지 끝에 바다를 닮은 초록이 피었다.
색동옷을 입은 채 아이들을 기다리는 모습이 퍽 즐거워 보인다. 첫 발자국을 새기는 뺨은 어떤 빛깔을 하고 있을까.
발자국은 그 자체로도 살아 숨쉬는 것 같다. 호흡을 하는 그 순간 그대로 멈춰버린 것 같다.
둥근 벽, 그리고 송전탑. 금방이라도 새로운 이야기가 태어날 것처럼 두근거리는 풍경이다.
몇 명의 아이들을 가지 안에 품어 왔을까. 비와 햇살을 가려 키워낸 아이들은 어디 즈음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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