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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히 낡지만 빛바래지 않는 마음. 그 한 켠을 열어 기다리고 있으니 감사하는 마음에 잠시 고개를 숙인다.
다녀간 이들이 남긴 뿌연 발자국만큼 막연해지는 마음. 그 가운데서 귀를 기울이면 문득, 바다에서도 목탁소리가 들린다.
바다 너머로 보이는 것은 섬인가 아니면 건너편 육지의 산인가. 점점 아래로 파묻히는 모래 위에서 멍하니 봉우리를 응시한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도 멋지지만 그 다리가 없었다면 더욱 멋진 강의 줄기를 바라볼 수 있었을 텐데.
볕이 강한 날이면 상상의 폭이 넓어진다. 그림자로 상상하는 세상, 조금 더 특별한 시야.
바다에도, 하늘에도 섬이 떠 있다. 섬에서 바라보면 이곳도 섬일까
산에 다녀간 이들이 마음 한 조각씩을 남겨두고 갔다. 산 속에 쌓는 또 다른 산, 산을 오르며 산을 본다.
곁에 아무도 없음이 기쁜 순간도 있다. 홀로 마주하여 더 황홀할 먼 등대와 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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