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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바다가 수면 위로 넘실댄다. 섣부른 걸음으로 다가설 수 없는 기록들.
산 중턱에 산이 피었다. 조용히 굳어진 작은 산의 모습, 그리고 그 가운데 다시 뿌리를 내린 나무들
사람이 모여 만든 자욱한 안개 너머로 보이는 그림자가 있다. 결코 채울 수 없는, 채워지지 않는 허상이.
만나고 싶은, 언제나 그리운 풍경이 있다.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기억의 저편, 언제나 그 자리에 가만히 머무르는.
채워주기 위해 존재하는 삶은 어떤 것일까. 채워지고 난 뒤에는 어떻게 되는 걸까.
오가는 이를 막지 않으려는 마음일까, 머리 위의 담장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 본다.
먼 바다를 내다보며, 쉬는 어부들. 제 몸으로 낚은 것들의 기억을 되새기며 조용히 앉아 있다.
담장 위에 넝쿨이 굴러가고 있다. 머잖아 동그만 호박덩이들이 열릴 상상에 벌써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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