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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인 것일까, 솟은 것일까. 양손으로 챙을 만들어 올려다보는 시선.
한 걸음씩 오르는 가을 길. 바닥에 뒹구는 빛깔들과 함께 데굴데굴 구르는 마음.
진즉 꺼진 불빛, 전에는 무슨 색을 내며 빛났을까를 생각하다 그만두었다. 다시는 켜질 일도 없기에.
변하지 않고 영원할 것을 바라는 사람의 마음은 정작 변하기 쉬워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을까봐.
화려한 신식 건물 아래에는 여전히 자그마한 예배당이 있다. 올려다보고 내려다보며,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이렇게 가지런한 죽음들 앞에서 어찌 숙연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저마다의 빛깔로 낮은 숨을 쉬는 그 모습에 덩달아 숨결이 잦아든다.
투박하고 또 투박하다.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조금이라도 보드라워질 수 있을까.
하얀 길 위에 붉은 낙엽 하나 묻어있지 않아. 벌써 누군가 다녀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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