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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간격을 두고 마주 선 두 개의 등대가 오늘은 텅 비었다. 갈매기도 찾아오지 않는 오늘, 애꿎은 파도만 넘실거린다.
사각사각, 풀이 내는 소리인줄 알았더니 너였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애꿎은 풀만 사각사각.
진즉 꺼진 불빛, 전에는 무슨 색을 내며 빛났을까를 생각하다 그만두었다. 다시는 켜질 일도 없기에.
사람이 모여 만든 자욱한 안개 너머로 보이는 그림자가 있다. 결코 채울 수 없는, 채워지지 않는 허상이.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데, 이 재잘대는 소리는 어디에서 울리고 있는 것일까. 놀이가 끝나고도 계속되는 이야기, 이야기들.
예기치 못한 풍경과의 만남. 어느 순간에 멈추어 서더라도 특별한 장면을 마주할 수 있기를.
금이 가고 세월의 얼룩이 묻어 칙칙하던 벽에 그림 몇 개, 색 몇 번 칠한 것뿐인데도 그곳을 지나는 이는 즐겁다.
흐린 날에 더 아름다운 풍경이 있다. 제 속내보다 주변을 비춰내고 싶어하는 잔잔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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