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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지 않은 여수의 밤. 달빛과 함께 새 빛이 시선에 가득 차오르고 있다.
저 창에서는 무엇이 내려다보일까. 오르는 수고를 마다한 이는 결코 알 수 없는 아름다움.
산등성이 너머로 해가 모습을 감추고 초승달 하나 내걸렸네.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변하기는 매한가지건만 어째 밝지가 않구나.
들쑥날쑥 솟은 비석은 마치 땅 위에서 자란 것 마냥 세월이 지나면 더욱 자라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기다리면 머리 위에 이끼가 낄 것 같다. 빈틈을 보이면 언제든 담쟁이가 올라올 것 같다.
잔디가 푸르면 푸를수록 부재가 깊어진다. 지난 함성소리가 애꿎은 골대만 흔들고 있다.
녹차가 씁쓸하면서도 싱그러운 이유는 안개를 머금었기 때문일까.
물가에서 도는 바람이 바람개비를 돌린다. 낭만의 재발견, 바람이 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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