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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그곳에 그림이 그려진 것뿐인데도 걸음이 달라진다. 잠시 멈추고 셔터를 누를 만큼.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데, 이 재잘대는 소리는 어디에서 울리고 있는 것일까. 놀이가 끝나고도 계속되는 이야기, 이야기들.
틈새마저 덮어버린 초록 이불. 돌을 덮기 시작한 데에도 분명 이유가 있을 터.
저 어린 삶이 어찌 저리도 높이 솟았을까. 올려다보는 시선이 시려, 그만 눈을 감고 만다.
진흙 속에서 핀다는,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는 꽃. 쉽사리 절망하지 않기를 함께 기도해 본다.
예기치 못한 풍경과의 만남. 어느 순간에 멈추어 서더라도 특별한 장면을 마주할 수 있기를.
둘러앉은 풍경의 무엇을 기대하며 의자를 늘어놓았을까. 여전히 빈 터, 그곳이 채워질 날을 상상해 본다.
자연이 내어준 길이 넓지 않을 때, 함께 허리를 꼿꼿이 하기보다는 조용히 스며들어 걷는 것도 멋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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