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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오갔을까. 풍경에 쌓인 생각들에 돌연 고요해지는 숨소리.
아무도 없는 공원, 어디서 무리지어 날아왔는지 비둘기 떼가 모여 있다. 날지도 않을 거면서 날개를 푸드득거리며 종종걸음으로 길을 활보하고 있다.
콘크리트 길을 벗어나 걷고 싶은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무지개다리 아래로 돌길이 났다.
잡초만 무성히 자라 뒤덮은 줄 알았더니 뒷산에서 건너온 침묵이 풀 사이로 언뜻 고개를 내민다.
색은 바랬을지 몰라도 세월의 선명함은 잃지 않았다. 본연의 색이야 어찌됐든 깊이를 지닌 너는 아름답기만 하다.
고개 숙인 이유를 묻는 것이 허락될 수 있을까. 귀퉁이에서 조용히 시들어가는 수국에게 뒤늦은 손길을 내민다.
비록 나무라 하여도 부부이기에, 그렇기에 언제나 둘이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햇살을 받을 것.
밟히기 위해 놓여져 셀 수도 없이 많은 순간의 무게를 견디고 흘러내린다, 갈라진 틈새로 부서진 흙 한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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