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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롭게 이어지는 기억.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아날로그.
걸음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걸음을 이끄는 재치. 못 이기는 체 다가서는 발걸음이 즐겁다.
계단을 오르다 웬 돌에 발이 걸릴 뻔 했다. 누군가의 코와 입인 듯 연신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씩씩댄다.
주위를 감싼 소나무가 시야를 가려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것 자체가 풍경인데도.
먼 길을 달릴 준비를 마친 상상. 결국, 어디까지 가 닿을 것인지 가만히 눈을 감아 본다.
물을 잔뜩 먹여 칠한 구름이 번지 듯 떠가고 잘 익은 벼는 붓 끝으로 촘촘히 찍어 발라 잎사귀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소설만큼이나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해지는 풍경. 책장을 넘기듯 조용히, 풍경이 스친다.
거대한 시간의 흐름 앞에 남은 것은 사념의 대리석 한 조각. 유독 짙다. 그대들의 그림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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