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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살이 깎이는 것을 알면서도 자리를 지켰던 이유를 물으려다 그만둔다. 그 모습 그대로, 충분히 아름답다.
어디에나 스며드는 가을. 사철 푸른 나무 대신 담쟁이가 가을을 밝혔다.
시간이 더 많이 흐르면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가 닿고 싶은, 하지만 와 닿지 않는 아픈 마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길이었다. 어디로 이어져 있는 걸까. 눈으로 걷다가 중간에서 멈추고 말았다. 어디로 가든 무슨 상관이람.
푸른 소나무 사이에서 단단히 맞물린 마음 하나 제각기 다른 마음을 품고 커다란 염원이 되었다.
가지 끝에 달린 연두빛 과실 하나, 달콤한 향에 속아 베어 물었다간 인상을 쓸 게 분명해.
동네를 쏘다니던 어린 시절 이후, 해가 저무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 것이 드물다. 내일을 기약하며 돌아서는, 저물지 않은 발걸음.
문이 열려 있으면 나도 모르게 들여다 보고 만다. 그리고서 살짝 발을 내딛는다. 들어가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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