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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나부끼는 민족의 한이, 얼이 그 어떤 색채보다 푸르고 붉으며, 구름보다 새하얗다.
오고 간 수를 헤아리자면 끝이 없다. 끝이 없기에 기다림도 계속된다.
이름만큼 푸르게 시린 산의 한 자락. 어디에서 오는지, 또 얼마나 깊은지.
기억의 단편들을 잘라내어 완성한 모자이크. 웃음보다 선명한, 감출 수 없는 아련함.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골목에서 만난 귀여운 나그네 셋. 인사나 좀 나눌까 했더니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한다.
'맛집'이라는 것을 찾아다니는 것이 즐거운 것은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는 옛 맛을 되새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지.
어린 나무 한 그루와 소리 없는 응원들. 의심의 여지 없는 따뜻함.
물안개에서 여름이 밀려든다. 사철 마르는 일이 없는 싱그러움에 시선을 쉬이 떼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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