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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가 휘어질 때마다 하얀 날개가 돌아간다. 어느 쪽으로 휘어지든 날개는 돌아간다.
목을 축이던 이의 수만큼 젖은 것은 아니다. 마시 전 한 번, 마시고 난 후 한 번 의식처럼 행해지는 행위 때문.
하천 위에 난 작은 다리 위로 한가로이 자전거 한 대가 지나간다. 저쪽에서 이쪽으로, 다리가 있으니 건널 수밖에 없다는 듯.
아무렇게나 놓여진 돌 사이를 흐르는 소리가 내 마음에도 흐르기 시작했을 때, 조용히 눈을 감아본다.
한 걸음씩 낮아지는 풍경이 있다. 내딛는 다음 걸음이 망설여지는,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
빈 자리 없이 꾹꾹 다져진 마음들로 차곡차곡, 무너진 돌담이 채워진다.
고인 물은 가끔 수면 아래의 세상을 보여준다. 더욱 푸르러진 빛깔들로 가득 찬 고즈넉한 세상을.
돌의 모양 만큼 사람들의 소원도 제각각.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돌틈을 메우고 있는 간절함 때문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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