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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것을 수신하는 이 망원경에는 풍경조차 하나의 신호에 지나지 않는다.
만 년의 세월, 이곳에 잠들다. 타임머신을 믿은 적이 있다면 당신의 상상력을 모두 발휘해 볼 때가 왔다.
어느 순간, 별안간 만나는 반가운 추억 한 조각. 신호가 바뀌는 시간이 더디어 진다.
도드라져 솟아오른 자리가 퍽 낯설다. 슬쩍 제몸을 구부려 곡선을 흉내내는 작은 재치.
드러누운 고등어가 하얗고 통통한 배를 내놓고 입을 뻐끔 벌린다. 몸통에 비해 저 작은 지느러미로 어찌 헤엄을 쳤는지 여기까지 와버렸나.
물소리가 들려온다. 안을 들여다 보니 너는 분명 그곳에 있었다. 있었을 텐데, 있다는 것을 아는데 볼 수가 없다.
전용 도로가 생긴다는 건, 그곳으로만 다니라는 걸까. 길 위에 서면 늘 생기는 불안.
비석 주위에 쳐진 단단한 경계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봐주기를 원하지만 다가오기는 바라지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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