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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씩, 또 한 줌씩 풍경이 비워져 나간다. 덮인 눈 아래로 무엇이 바뀌어 새로운 계절을 채울까.
길을 따라 쳐진 울타리가 마치 이곳을 벗어나지 말라는 것 같다. 이미 수많은 그림자가 울타리를 넘어갔는데도.
한 발 겨우 내딛을 공간을 밟고서, 행여 빠지진 않을까 균형을 잡으며 그쪽으로 간다는 것은 별 것 아니지만 대단한 용기가 필요해.
흘러가기 위해 노를 젓는 이들을 보면서 지나간 자리를 그리는 물결을 쫓으면서.
갖은 언어들로 속삭이는 소원들. 어깨를 나란히 한 소원들의 모습이 아름답고 또 정갈하다.
가끔은 뭍으로 나온 것들도 헤엄을 친다. 먼 바다를 향한, 움직임 없는 조용한 움직임.
경내에 느티나무가 선 듯, 마음이 든든하다. 향기로운 생각들로 가득 차올랐을 커다란 느티나무.
울창히 솟은 나무들은 모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다. 서로 부딪치거나 엉키는 법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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