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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씩, 또 한 줌씩 풍경이 비워져 나간다. 덮인 눈 아래로 무엇이 바뀌어 새로운 계절을 채울까.
아래로 한껏 내려간 눈꼬리가 눈물이 지나간 자리처럼 깊게 패여 어느새 주름이 되었다.
자갈길 걸으니 자박자박 저들끼리 소란스럽다. 그 어떤 고요도 이곳에 스며들지 못할 것 같다.
때때로 초점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바라던 것과 다른 것이 눈앞에 보일 때, 예상 외로 바라던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해안가에 밀려와 부서지기 직전의 파도는 무엇을 잡으려는 듯 잔뜩 오므렸다가 이내 속절 없이 놓아버리고 만다.
울창히 솟은 나무들은 모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다. 서로 부딪치거나 엉키는 법 없이.
경내에 느티나무가 선 듯, 마음이 든든하다. 향기로운 생각들로 가득 차올랐을 커다란 느티나무.
사람의 손길이 닿았음에도 이렇게나 아름답다. 이해하고 어우러지는 일은 어느 순간에나 멋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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