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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한 사람 지나갈 정도의 길을 만든 까닭은 너와 함께 팔짱을 끼고 지나갈 수 있도록 베푼 배려.
먼, 아주 먼 곳에 있을 내 것이 아닌 기억을 만났다. 둘 데 없는 빈 눈동자로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닫혀 있지만 조금만 손에 힘을 주어 밀면 활짝 열리는 문. 수줍은 듯 조그만 틈새로 초록이 싱그럽다.
미로를 달리는 앨리스처럼, 그렇게 신비로운 추억을 선사해 줄 곳. 한 걸음 한 걸음 더디게, 기억을 새기며 걷는다.
제자리를 지키며 흐르는 세월을 바라보고 있었을 이가 누구일까. 바뀌는 풍경들마다, 그 마음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머리를 맞댄 채 꿈을 꾸던 젊은이들이 사라진 자리에 그들의 웃음과 고된 한숨들이 곱게 낡아가고 있다.
이곳에 담긴 것이 어찌 푸른 물 뿐이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추억과 마음들이 켜켜이 쌓였다.
물 위로 솟은 저 가지보다 물 밑에 잠긴 뿌리를 걱정한다. 싱그러운 잎을 지녔음에도 썩어갈 뿌리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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