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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자유 대신 강요가 있었던 그 시간을 굴하지 않고 신념을 지킨 이들이 나란히 섰다.
말라가는 끄트머리를 애써 감춘 채 여전히 희다. 결국 모든 것이 나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 순간.
헌 책이라는 건 종이가 조금 바래고, 표지가 약간 낡았다는 뜻. 그 속의 내용이 헌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연잎 아래 무엇이 숨어있을까. 투명한 것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마음이 아쉽다.
여행길에 만난 구름도 꽤나 고마운 구석이 있다. 흐려진 바다와 스며나온 햇살이 함께 그려낸 은파.
나란히, 더욱 나란히. 숨결이 맞닿을 거리에서도 간격을 유지할 수 있음이 얼마나 벅찬 일인지.
신선이 노니는 곳인 듯 신비로운 풍경.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한참을 망설여 본다.
이 귀퉁이에 한 송이 꽃을 피운 이가 누구일까. 풍경에 녹아든 저 천연덕스러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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