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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을 돌아가니 뒤집힌 장독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담은 만큼 쏟아낼 필요도 있나 보다.
바다마저 잠재운 곧은 마음을 만나러 가는 길. 서툰 짐작에 대한 염려에 걸음이 느려진다.
이곳을 걷고 있으면 어디선가 우당탕탕, 소란스런 소리가 들려온다. 영원한 앙숙이자 친구인 그들이 지치지도 않고 골목을 누비고 있다.
같은 방향으로 돌아가는 두 바퀴는 평생 만나는 일도 맞물릴 일도 없지만 늘 같은 곳을 향해 간다.
빈 땅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 아마 누군가는 한참을 고민했을 것이다. 옥색으로 맑아 비쳐내는 것들마저 아름다운 이곳, 탁월한 선택이랄 수 밖에.
앙 다문 바지락을 한 웅큼 쥐면 손 안에서 바지락댈 것 같다. 이곳과 닮은 바다의 향기가 살짝 벌린 껍질 틈새로 흘러나온다.
어떤 종류의 흔적들은 항상 마지막으로 다녀간 이를 닮는다. 제각각인 것들마다, 어떤 걸음으로 걸었을지를 상상해 본다.
벽돌을 굽던 교인들의 마음을 누가 쉬이 짐작할 수 있을까. 자연의 빛깔을 빌려 입은 모습이 신비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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