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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기울 때마다 탑의 방향이 바뀐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면 어느새 주위에 발자국이 그득하다.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고 있을까. 작고 흐린 것은 눈길 주는 이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것을 수신하는 이 망원경에는 풍경조차 하나의 신호에 지나지 않는다.
기차가 떠나간 뒤 다시 오기를 기다린다. 철길 따라 이어지는 흔들림을 쫓으며 노란 선 밖으로 한 발짝 물러선다.
사람들이 굽고 간 도자기를 바라보다가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어딘가 모자라고 이상하지만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아이의 마음을 보았거든.
어딜 가나 지천에 소원이 깔렸다. 사람의 수 만큼 돌들은 쌓여져 간다.
떨어진 햇살들이 노오랗게 익어가고 있다. 기어이 붉게 물들고야 말지, 기다려봐야 알 일이다.
물 위로 솟은 저 가지보다 물 밑에 잠긴 뿌리를 걱정한다. 싱그러운 잎을 지녔음에도 썩어갈 뿌리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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