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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각인듯 철길인듯, 그 너머에 다른 세상을 둔 것 마냥 한껏 고고하다. 무작정 걸음을 옮겼다가 첫 순간을 망칠까, 고민, 또 고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는 것이 이리도 벅찬 것은 더불어 사는 것이 낯설어졌기 때문은 아닐까.
야트막한 언덕 위에 얹힌 묘한 표정 하나. 어느 곳을 보고 있는지 괜스레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미련 없이 모두 다 털어내버렸다. 지금 털어내지 않으면 다음은 없을 테니까.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그의 노랫말이 맴도는 이곳에서 이제는 영원으로 남을 그를 추억한다.
붉은 실이 춤을 출 때마다 푸른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춤보다 한 박자 늦게.
탐스럽게 핀 화려한 꽃보다 들에 아무렇게나 핀 코스모스가 꽃 같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작은 기쁨을 주는 코스모스가 좋다.
놓인 것일까, 솟은 것일까. 양손으로 챙을 만들어 올려다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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