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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그곳에 뿌리 내리고 사는 너에게 피할 수 있는 것이라곤 닿지 않는 시선뿐.
저 돌탑보다 네가 낮은 이유는 덜 간절하기 때문이 아니라 높은 곳에는 오르지 않고 소원을 바라는 이들 때문이다.
옛것에 대한 그리움은 계속된다. 온 힘을 다해 아름답게 복원된 아날로그.
문을 넘으면서 생각한다. 여느 집과 다르지 않다고. 마루 위 바싹 타들어가는 뿌리라든가, 어설프게 놓아둔 화분이.
언덕 위에 올려둔 모자처럼 천연덕스러운 모습. 빈 언덕 위의 모자를 상상하며 웃었을 이의 얼굴을 상상해 본다.
처음은 아닐 것이다. 멋대로 다가와 쌓이는 낙엽이라든가 속까지 젖을 정도로 흠뻑 내리는 비라든가, 살포시 내려앉는 너라든가.
고요하게 저물어가는 저녁, 오래 된 성당 앞을 밝히고 선 등 하나가 아름답다.
시야 가득, 푸른 빛깔들이 어지러이 뒤섞인다. 닮았지만 분명하게 다른 빛깔들, 그 선명함과 선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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