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숨결 따라
- 경기도 여주시 -
남한강과 청미천, 섬강이 한 곳에서 만나는 세물머리가 위치한 경기 여주. 이곳은 강원과 경기, 충청도가 한 곳에서 만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세 고장이 만나는 특별한 지점인 만큼, 여주에는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넘쳐납니다. 신라의 신륵사부터 고려의 고달사를 거쳐 조선왕조 5백년 왕실 문화의 보고라 불리기까지, 여주에는 물과 함께 우리나라의 역사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여주에 가서 신라부터 조선까지,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오라!’
여주는 청동기 시대부터 한반도의 쌀농사가 시작된 곳으로 국모 여덟 분을 배출하였으며 의병 항쟁 시에도 중추적 역할을 했다. 도자기로도 유명한 고장이라니 놀라울 따름.
“이게 전부 여주에서 있었던 일이란 말예요? 여주 도자기 엑스포는 들어 본 적이 있는데 나머지는 모두 처음 듣는 얘기예요.”
“여덟 분의 국모 중 한 분은 너도 아주 잘 아는 분이란다. 잠시 뒤에 그 분의 생가에도 들러 볼 거야. 증터 도자 체험 마을은 마을 인구의 1/3 정도가 도자업에 종사 중인 곳이지.”
여주 강변유원지 건너편에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신륵사가 있다. 한 때는 200여 칸에 달하는 거대한 절이었던 이곳에도 신비로운 전설이 있다?
“옛날에 신륵사 부근의 한 바위 부근에서 용마(龍馬)가 나타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며 날뛰었다고 해. 이 때 스님이 신력으로 이 용마를 잠잠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 절의 이름이 신력의 신(神)과 제압의 륵(勒)을 사용하여 신륵사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용이 예로부터 물의 신으로 여겨진 것과 신륵사가 강변에 있는 것도 연관이 있겠군요?”
신륵사는 창건 이래로 나옹선사와 인당대사 등의 큰 덕을 지닌 높은 스님들이 다녀간 곳으로도 유명한 절이다. 이는 신륵사의 남다른 경관 때문이기도 하지 않았을까?
“이 절이 천 년이나 된 곳이군요. 절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푸른 물이 아름다워요.”
“조선 후기 문인인 김병익은 ‘여주는 산수가 청수하고 그윽하며 또한 평원하고 조망이 좋으며, 이와 더불어 신륵사는 높고 서늘한 것이 겸하여 있으니 그 경치가 절승한 지경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해. 그 외에도 여러 문인이 시로 신륵사의 아름다움을 칭찬했단다.”
능서면 왕대리에 있는 합장릉인 왕릉은 조선왕조의 능제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능의 하나로, 두 개의 혼유석과 12개의 석주를 가지고 있다. 과연 누구의 능일까?
“우리나라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왕? 그건 바로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잖아요!”
“역시, 척하면 척이구나. 그럼 세종대왕의 비가 누구인지도 기억하고 있니?” “물론이죠. 소헌왕후 심 씨예요. 두 분의 무덤이 하나인 줄은 저도 몰랐지만요. 열두 개의 석주에 새겨진 십이간지가 멋진걸요? 세종대왕님, 우리글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릉 밑에는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과 제사 음식을 준비하던 수라간, 능을 지키는 관리가 살던 수복방이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조금 더 특별한 것이 있다는데?
“와, 저것 좀 보세요! 해시계 자격루와 관천대, 측우기, 혼천의까지! 수업 시간에 배웠던 조선시대 과학의 산물들이예요!”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모두 배웠지?” “세종대왕과 장영실 이야기도 모르고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안다고 할 수는 없죠!”
이곳은 조선의 마지막 황후가 태어난 곳으로, 황후는 이곳에서 여덟 살까지 살았다. 1995년 행랑채와 사랑채, 별당채 등이 복원되었다는데 이 황후는 누구일까?
“에이, 문제가 너무 쉬운 것 같아요. 이곳에서 태어나신 분이 명성황후라는 사실을 맞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이 아닌지 반성을 해야겠는걸요? 보세요! 여기에 명성황후가 태어난 마을을 기리는 비석도 있어요.”
“너무 쉽게 맞추니 맥이 빠지는데?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준비해봐야겠어.”
명성황후 생가 맞은편에는 명성황후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세우고자 건립된 이곳에서 조선 마지막 왕조의 비애를 느껴볼 수 있을까?
“매서운 눈매에 굳게 다문 입술, 가지런한 몸가짐… 국모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강인한 내면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모습이네요. 이 분이 바로 명성황후군요.”
“매년 10월에는 이곳에서 명성황후 시해를 추모하는 명성황후 추모제가 열린단다.” “한 나라의 어머니가 살해되다니, 정말 끔찍한 비극인 것 같아요.”
여주 상교리에 있는 고달사는 764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신라 이래의 유명한 삼원 중 하나로 고려시대에는 국가가 관장하는 대찰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어떨까?
“지금은 그 광활했던 터에 유물만 남아있는 상태야. 하지만 1990년도에 주변 정비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복원을 위한 발굴 조사가 계속되고 있단다.”
“그럼 언젠가는 고달사의 찬란했던 모습을 복원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러길 바랄 뿐이지. 여주의 역사는 아직도 땅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거란다.”
역사를 알아가다 보면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이 신기해보일 때가 있습니다. 여주시를 직접 돌아보다 보면, 여주 땅이 겪었던 역사가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몇 백 년 전에도, 몇 천 년 전에도 이 땅을 밟고 걸었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순간,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트래블아이>와 함께 하는 여주의 역사 문화 기행이 여러분의 성장에 좋은 거름 한 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친 김에 역사서를 한 번 공부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비무장지대에서 날아온 희망편지
- 강원도 철원군 -
언제부터 철원이 DMZ 공간이 되어버린 것일까요?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가슴 아픈 역사의 산실로 남은 철원은 날씨만큼이나 차가운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상처가 난 자리에 새살이 돋아 아물듯, 폐허가 된 땅에 새싹이 돋아나듯 이제 철원은 더 이상 아픔의 비무장지대가 아닙니다. 최근에는 비무장지대에서 평화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는 철원을 만나볼 수 있답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비무장지대에서 희망편지 쓰기’입니다.
전쟁 그리고 안보는 군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철원에 왔다면 분단의 시작을 가만히 떠올려보자.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이야기 한 번 안 해본 사람 없을걸? 입영통지서 받았을 때 그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
“요즘엔 군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성별에 관계없이 안보와 평화적인 삶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치열한 전장 한가운데 있던 1950년 당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6.25전쟁 당시 중부전선의 심장부로 할 수 있는 철의 삼각지대는 공산군의 남침을 막기 위한 난공불락의 공간이었다. 철원 안보관광의 시작은 철의삼각전적관서부터 시작된다.
“조형물 탓일까? 아직도 삼엄한 분위기가 남아 있어.”
“지금도 그때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 같지? 이곳이 중부전선의 전략적 요충지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라고 해. 치열함이 지나간 자리의 평화가 깃드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드는데?”
머리가 닿을 듯 말 듯 한 좁은 통로를 다니다보면 이곳저곳에서 남자들의 허풍 섞인 군대이야기가 들려온다. 서늘하고 무거웠던 분위기에 살짝 웃음기가 감돈다.
“땅굴은 텔레비전에서 한 번 본적이 있어. 이곳에서 몰래 남침하기 위한 북한군들의 폭음이 들렸다고.”
“군대 다녀온 남자들은 꼭 한 번씩 땅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간첩까지 잡았다는 사람도 봤다니까!”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고 있는 남 북방 한계선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비로소 분단현실을 실감하게 된다. 통일을 염원하던 마음에 불씨가 당긴다.
“철원 평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북한 땅은 어때? 선전마을이라던가?”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평화로운 것 같아. 사실 이들도 우리처럼 평화를 바라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전쟁 당시에도 우리랑 똑같이 무서웠을 것이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니까 통일이 더 절실해지는 것 같아.”
두루미와 독수리 등 희귀 조류들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철원은 철새도래지가 되었다. 사람의 흔적이 닿지 않은 곳에 찾아온 손님들이 희망의 씨앗을 물어다 주었을까?
“안보관광에 왜 철새도래지가 들어있는 거야?”
“그것도 몰라? 전쟁으로 사람의 흔적이 없는 공간이라 그만큼 생태계가 보존되었던 거야. 그래서 철원을 청정 지역이라고 부르는 것이지. 이곳은 두루미를 비롯한 희귀 철새들의 쉼터가 되어주기도 해. 아무도 찾지 않던 곳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온 거지.”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문구를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터. 월정리역의 철마가 언젠가 큰 기적소리를 울리며 저 멀리로 힘차게 내딛을 수 있기를.
“이곳이 바로 철마의 통일기원이 가장 간절하게 남아 있는 곳이야. 월정리역은 서울에서 원산으로 달리던 경원선의 철마가 잠시 쉬었다 가는 곳으로 현재 남방한계선과 근접한 최북단 종착지점에 있다고 해.”
“언젠가는 힘차게 내 달리는 날이 올 수 있겠지?”
한국전쟁 당시 이 역에서 마지막 기적을 울렸던 객차의 잔해가 오랜 세월의 무거움을 이기지 못해 앙상한 모습으로 누웠다. 녹이 슬어 아픈 분단의 현실을 실감케 한다.
“정말 많이 녹이 슬어 있다. 지난 세월의 무게가 앙상하게 남아있는 뼈대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
“철원평야를 가로질러 남과 북을 연결하는 이 철마가 다시금 힘차게 내달리는 날 우리도 꼭 함께 타보기로 해.”
차갑게 언 땅에도 봄은 오듯이 언젠가 민들레 홀씨가 날아와 꽃을 피울 것이다. 선명하던 3.8선은 희미하게 사라지고 희망의 웃음소리가 가득 차겠지.
“안보관광 해보니까 어때? 새삼 내가 나라를 지키고 돌아왔다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져.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 말이야.”
“진짜 사나이 다 되었네? 비무장지대도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 걸 보면 차갑게 등 돌리고 서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희망 편지가 전달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햇볕이 쨍쨍한 철원은 차가운 입김도 쏙 들어가게 합니다. 멈춰버린 철마는 언젠가 다시금 큰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철도를 달릴 것이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언제든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비무장지대에서 날아온 희망 편지 하나가 계속 전달된다면 새살이 돋고 새싹이 올라오듯 희망의 ‘봄’이 돋아나지 않을까요? 대한민국 안보관광의 중심, 철원에서 새로운 희망편지를 날려보세요!
일 년 내내 나비가 나는 곳
- 인천광역시 부평구 -
나비가 나는 모습은 언제나 우리의 상상력과 동심을 자극합니다. 바람에 조금씩 밀려가면서도 꿋꿋하게 나풀나풀 날아가는 모습이 마치 어린 시절의 우리들, 혹은 아이들을 보는 것 같아 흐뭇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봄에만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아쉬웠던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혹시 일 년 내내 나비가 나는 곳에 대해 상상해 보신 적이 있으시다면, 여기에 그 환상 속의 장소가 있습니다.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인천 부평 나비 공원에서 나비와 함께 놀다 오라!’
공원에 들어서며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것이 커다란 노란 나비였다면 부평 나비 공원에 제대로 찾아 온 것이 맞다.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안에도 나비가 보인다던데?
“잔디밭에도, 작은 다리에도 모두 나비가 앉아 있어요. 우리가 정말 일 년 내내 나비가 나는 곳에 온 것이로군요!”
“하하, 많이 들떴구나! 아직 진짜 나비는 만나지도 못했잖니? 길을 따라 세워진 색연필과 바람개비도 정말 귀엽구나. 나비 날개가 달려 있는 벤치도 있는데? 저기 잠깐 앉아 볼까?”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바로 ‘흙의 정원’. 이곳에서는 농작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나비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저는 알 것 같아요. 이곳은 바로 나비가 자라는 곳이잖아요! 할머니 댁에 가면 이렇게 콩이며 해바라기가 자라고 있는 곳에서 나비가 날곤 해요.”
“잘 알고 있구나. 내친 김에 농작물들의 이름을 조금 더 알아볼까? 저쪽에 있는 것이 바로 고구마, 그리고 저건 수수란다. 이쪽으로 가면 호박 터널을 지날 수도 있지.”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다 보면 들꽃동산에 닿는다. 이곳은 계절별로 다양한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 지금은 어떤 꽃이 피어 있을까?
“소복하게 피어난 국화들이 참 아름다워요. 가을에 꼭 맞는 아름다운 꽃들인데요? 이 풍경에 나비가 날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비를 만나는 순간이 정말 기대 돼요.”
“조급해하지 말거라. 나비를 만나기 위해서는 준비를 철저히 해 두어야 해. 그래야 나비를 만났을 때 느낄 수 있는 감동이 배가 되지 않겠니?”
부평 나비 공원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바로 ‘소리동산’이다. 한내, 은몽, 감돌, 고몽 등의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악기들을 통해 상상력을 길러보자.
“이 악기의 이름은 꽁꽁이네요! 이름이 정말 재미있어요.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요?” “소리를 잘 들어보렴. 겨울의 소리가 나지 않니? 꽁꽁 얼어붙은 고드름의 소리 말이야.”
“아, 정말이네요. 여기 이 감돌은 자동차 바퀴의 휠로 만든 것이네요! 주변의 어떤 것도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군요! 상상으로도 나비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예요!”
‘나비 숲길’을 걸으며 마지막 마음의 준비를 해 보자. 이 숲 속에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나비가 살다 가는지를 아는 것이 숲길의 핵심 포인트.
“나비 숲길이라니, 눈을 감고 걸으니 제 곁에 나비들이 팔랑팔랑 날고 있는 것만 같네요.” “여러 가지 체험을 해 보는 동안 마음의 눈이 활짝 트인 모양이구나.”
“여기, 산에서 실제로 사는 나비들의 이름도 있어요! 굴뚝나비, 청띠신선나비, 긴꼬리제비나비, 작은멋쟁이나비… 아, 여기 이 암먹부전나비는 저도 많이 보았던 나비예요!”
잠깐! 눈앞에 나비 생태관이 보이더라도 조금만 참아 보자. 나비 공원 안의 자연 교육센터에서는 자연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나무에도, 물속에도 이렇게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는 줄은 몰랐어요. 제가 항상 자연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맞아. 네가 밟는 땅에도, 네가 보는 꽃들 사이에도 모두 생명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단다. 그 사이에서 나비도 자라고, 개미도 자라고, 또 너도 자라고 있는 것이지.”
자연 교육센터에서는 나비가 알을 낳고, 그 알이 나비가 되기까지의 과정 또한 지켜볼 수 있다. 이 과정을 알고 나면 나비가 나는 모습이 한층 더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까?
“이쪽으로 와 보렴. 여기에 나비의 알이 유충에서 번데기로,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하는 과정의 모형이 여기에 있구나. 실제로 만져 볼 수도 있는데?”
“아, 저 풀숲에서 이 번데기를 본 적이 있어요! 그 안에 아기 나비가 날개를 접고 있었던 거군요! 그럴 줄 알았더라면 조금 더 유심히 관찰해두는 건데, 정말 아쉬워요.”
이제는 나비를 만나 볼 준비가 다 되었을 터. 부평 나비 공원의 하이라이트인 나비 생태관으로 향해 보자. 다양한 나비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 노란 돔이 바로 나비 생태관이로군요! 생김새부터 아주 아름다워요. 어서 들어가 봐요. 와, 정말 아름다운데요? 천정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에 꽃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요!”
“꽃들마다 나비가 잔뜩 앉아 있구나. 나비의 날개에는 마치 봄이 실려 있는 것 같아.” “그러게 말예요. 돔 가득 봄 내음이 넘치고 있어요. 환상의 나라에 온 것만 같아요!”
자연을 체험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평소 주변을 둘러보는 눈을 조금만 더 크게 뜬다면, 어디서든 자연의 신비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인천 부평 나비공원은 바로 그 눈을 띄워 주는 곳이기에 그 의미를 더하는 것 같습니다. 자연을 바라보고, 그 안의 소중한 생명들을 찾아보는 일들에 흥미를 갖게 하는 곳이 바로 인천 부평 나비공원인 것입니다. 사계절 나비가 나는 곳, 인천 부평 나비공원. 이곳에 들러 나비를 보며 감성과 세상을 보는 눈을 함께 키워 보는 것은 어떨까요?
역사의 추억이 숨어있는 곳
- 경상북도 군위군 -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불리는 경북 군위. 어디를 가나 삼국유사의 역사, 문화에 대한 관광지가 즐비한 이 고장은 이제 문화의 가치를 인정받는 문화도의 도시로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근대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명소가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손꼽히곤 하는 화본역이 있는 ‘화본마을’입니다. TV매체를 통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는 어떤 색다른 추억을 느낄 수 있을까요?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숨겨진 역사의 추억을 찾아라!‘입니다.
일제 당시 지어져 일본식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작고 아담한 간이역이 있다. 특별한 것 없는 이곳이 이렇게 유명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오래된 느티나무가 광장에 서 있어요. 이렇게 굳건히 자라고 있는 느티나무를 보니 이 간이역의 오래된 세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혹자가 말하기를, 아무런 특별한 것이 없는 간이역인 화본역에서는 어느 누가 오더라도 무언가를 얻어가는 곳 이라고 말하기도 한단다.”
이제는 달리지 않는 열차. 버려질지도 모르지만, 이곳에서는 색다르게 활용되고 있다. 열차는 제자리에 멈추었지만, 시간을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 오래된 열차처럼 보이지는 않는구나. 간이역처럼 간이 열차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만큼 아직 살아있어 보여.”
“맞아요. 당장이라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열차예요. 게다가 실내에는 오래된 기차의 풍경이 가득해서 더욱 잊혀지기에는 아까운 것 같아요.”
옛날, 우리 국토를 달리던 증기기관차의 흔적인 급수탑. 자연 속에 고스란히 남아 흉물이 되어버릴 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행복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가득해요. 급수탑 안이나, 밖이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벽을 긁어 남긴 글자들에 정감이 가는데요?”
“이제는 사용되지 않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란다. 훼손하기 보다는 그대로 보존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있었으면 좋겠단다.”
박물관의 이름이 특이하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폐교를 활용한 박물관이지만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이 북적인다. 근대적 향기가 물씬 풍겨서일까?
“오래된 책상과 의자, 음반, 상품들. 또 자동차까지 전시되어 있다니, 정말 옛날 그대로의 시절로 돌아온 기분이야.”
“TV나 영화에서 볼 법 한 것들이 한 곳에 모여 있네요. 오래된 것들에 대한 추억보다는 색다른 볼거리로 느껴지는데요?”
낮은 담장, 키가 크지 않은 가로수들. 나지막하게 지어진 건물들. 모두가 정겹게 느껴지는 보통 시골길이지만, 특별한 것이 있다는데?
“벽화들이 인상적이에요. 그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드는데 왜 그런 걸까요?”
“이 곳의 벽화들은 얼마 전 있었던 ‘벽화공모전’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란다.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답게, 삼국유사를 표현한 그림들이 많이 있구나. 벽화가 가득 찬 특색 있는 벽화마을은 아니지만, 최근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새로운 명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해.”
화본역 인근 인각사의 거대한 절터는 고려시대 전국 굴지의 사찰로 이름을 떨쳤던 만큼 화려한 옛 영화를 연상케 한다.
“한때 비록 폐사가 되긴 했지만, 인각사는 고려시대 일연이 1284년부터 임종할 때까지 5년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완성했던 의미심장한 곳이었어.”
“저도 잘 알아요! 일연이 이곳에서 삼국유사를 완성하게 된 것은 인근에 살고 있던 연로한 어머니와 가까운 곳에서 지내기 위한 효행 때문이었죠.”
경내에는 보물 제428호로 지정된 보각국사정조지탑(普覺國師靜照之塔)비와 부도 3기, 석불과 극락전, 보각국사비각 등 건물 6동이 있다. 이중 소실된 유적도 만날 수 있을까?
“내 눈앞에 보이는 이것이 분명 보각국사비인가?” “그렇게 쓰여 있어요. 왜요? 어디서 옮겨온 것인가요?”
“중국 명필 왕희지의 글씨를 집자한 비석이라 이 또한 의미가 남다르지. 외적의 침략과 화재로 인해 기록으로만 들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잘 복원되어 우리 눈앞에 있구나.”
화본마을의 동쪽을 둘러 싼 조림산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는 기분은 왜일까?
“예전에 신내미라고 불렸던 이 화분마을은, 조림산의 형상이 ‘산여과근고화분’ 이라고 하여 화본이라 불리게 되었단다.”
“남쪽으로는 팔공산이, 동쪽으로는 조림산이 마을을 가리고 섰으니, 예전부터 접근하지 힘든 마을이었다는 게 사실인 것 같아요.”
근대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곳. 하지만 삼국유사의 고장임을 잊지 않게 해주는 벽화들이 군위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줍니다. 교통이 불편해 인적이 드문 마을인 만큼, 역시나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편안한 여행을 즐기게 해 줄 것입니다. 숨기려 한 것은 아니지만, 이 마을은 저도 모르게 세상에서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이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숨겨져 있던 보물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 줄지도 모르겠네요. 지루한 역사 속에서, 가끔을 향수를 떠올리게 해 줄 화본마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떤가요?
숭고한 넋이 잠들어 있는 곳
- 인천광역시 연수구 -
두 눈을 감으면 꿈결인 듯 몽롱한 기억이 혹은 마치 어제 겪은 일처럼 생생한 기억이 떠오를 때도 있다. 그것은 실감(實感)의 차이에서부터 오는 것으로, 겪은 것 같은 느낌 혹은 겪고 있음에도 동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의 차이 말이다. 현재 휴전을 실감하지 못하는 세대들도 연수구의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을 둘러보면 실로 전시상황임을 실감하게 되고 숭고한 영령들의 넋 앞에 절로 경건해진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숭고한 넋을 기리고 잠들어 있는 아픔을 실감하고 오라’입니다.
때는 1950년, 6·25전쟁 당시 국군과 유엔군이 반격을 시작하는 최대 규모의 상륙작전이 계획된다. 작전명은 ‘인천’이 아니었을까?
“갑자기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왜? 그것도 애까지 데리고. 어렸을 때는 그렇게 무서워하더니.”
“아이 유치원 숙제 때문에. 그런데 할아버지가 인천상륙작전 참전용사라고 하지 않았어?” “그래, 그래서 너 어렸을 때 종종 데리고 왔었는데 벌써 새까맣게 까먹은 거니?”
굳은 표정의 수호비와 사진자료들, 위압적인 전투기와 탱크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저 그것들에 당시의 아픈 기억들이 켜켜이 쌓여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면 된다.
“이곳은 여기에서 지금 우리가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열심히 싸워주신 분들을 기리는 곳이야. 그러니 무서워 할 필요가 없단다.”
“그렇지만 여긴 너무 조용하고 무서운 탱크도 보이는 걸요? 저기 무서운 표정의 아저씨도 그렇고.”
아이가 조몰락거리던 손을 번쩍 들며 묻는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냐고. 그렇게 아이는 점점 실감이 나나보다. 그럴 땐 무슨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까?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해요?”
“글쎄, 그러고 보니 엄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네, 아마 이때처럼 지금도 열심히 나라를 지키고 있는 멋있는 군인아저씨들이 계시니까 안전할거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단다.”
아이가 낯선 할아버지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이내 여기에 할아버지가 보인다고 한다.
“어! 엄마, 할머니! 여기 할아버지가 보여요.” “어디보자, 엄마는 잘 안 보이는데?”
“잘 보세요. 저기서 열심히 싸우고 계시는 거 안보이세요?” “그럼 눈을 감고 마음으로 찾아볼까?”
두 눈을 감으니 실제 겪은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날의 웅장한 총성들이 귓가에 맴돈다. 더불어 호국영령들의 얼굴도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간다.
“엄마, 울어요? 왜 울어요? 엄마도 무서운 거예요?” “아니, 갑자기 엄마의 할아버지가 생각이 나서 그래. 저기 사진들 보이지?
전쟁이 났을 때 상황이란다. 저기에 엄마의 할아버지가 계셨어. 그래서 너무 자랑스러워서 눈물이 나오는 거야.”
가슴이 저민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리라. 평소에는 실감하지 못하였기에 더 먹먹한 것일 것이다. 생생한 흔적들이 눈앞에 펼쳐져 그만 눈물이 맺힌다.
“어쩐지 전쟁이라는 단어나 평화에 대한 의미조차 멀게만 느껴졌는데,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줄 몰랐어요.”
“그래, 우리 같이 참전유공자 가족들도 그런데 요즘 세대 사람들은 오죽하겠니.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데도 발길 한 번 않는 이들도 많다더구나.”
고개를 숙여 묵념을 한다. 아이도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묵념을 한다. 마음을 다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감은 두 눈과 앙다문 입술이 마음을 대신하는 듯하다.
“자, 이제 묵념하고 가자. 눈감고 호국영령에게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켜주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다하는 거야.”
“무슨 생각했어?” “전쟁나지 않게 해달라고요. 그리고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요.”
자유와 평화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영령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눈으로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마음을 다하여 기리는 것이 아닐까?
“아이 숙제 덕분에 새로운 시간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매번 무슨 날이면 텔레비전으로 슥 보고 지나갔는데, 이렇게 할아버지께서 가까이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에요.”
“그래, 이렇게 잠잠히 잠들어 있는 아픔을 조금이라도 실감하고 넋을 기리는 것만으로 아이에게도 충분히 뜻 깊은 시간이 되었을 게다.”
땅이 요동치고 하늘이 울리던 그날의 기억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집니다. 지나간 자리에 흔적이나 흉터는 남을지언정 얼룩은 점점 옅어지겠지요. 그렇듯 기억도 점점 희미해집니다. 침략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위기 앞에 목숨 바쳐 민주주의를 지켜낸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고스란히 잠들어 있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이곳에서 가끔씩이라도 우리가 기억해야 하며 그 뜻을 소중히 기리고 굳은 입술과 표정으로 전달되는 그 단단한 마음을 실로 실감하고 느끼고 돌아오는 건 어떨까요?
한반도 중심에서 맛본 아삭한 맛의 향연
- 강원도 양구군 -
양구의 5월은 파릇파릇한 싱그러움에 젖어드는 때입니다. 쌀쌀한 기운이 겨울을 몰아내면 비로소 따뜻한 볕이 들며 5월의 향기를 무르익게 합니다. 향긋한 봄내음과 함께 곰취의 풋내가 실려 오면서 말입니다. 무릇 한 지역을 알기 위한 방법으로는 그 지역의 특산물과 특산품을 유심히 보라고 하였습니다. 특산물은 지역의 환경이나 주민들의 터전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오늘의 미션은 ' 양구 곰취와 함께 5월의 푸름을 만끽하고 돌아오라’입니다.
5월이 오면 어느새 양구는 초록으로 물들어 있다. 봄이 오는 소리가 저만치 들려오니 얼었던 마음이 녹아내리듯 잃었던 입맛도 다시금 돈다.
“봄에 나들이 갈 곳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멀리 올 필요가 있어? 요즘 만사가 다 귀찮다니까.”
“그러니까, 입맛도 없다며. 그게 다 봄 타서 그런 거야. 그러니까 오늘 제대로 봄 좀 타보자고. 봄 하면 산나물, 산나물하면 곰취 아니겠어?”
곰 발바닥을 닮았다고 하여 곰취라고 불린다던가? 널찍하고 커다란 잎은 곰발바닥을 닮았을지 모르지만 두껍지 않고 부드러운 것은 발바닥과 거리가 멀지 않을까?
“그런데 곰취랑 곤달비랑 구분하기가 힘들다. 둘 다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 아주머니께 여쭤보자.”
“곰취는 잎자루에 홈이 있고 곤달비는 홈이 없이 둥근모양이에요. 어려우면 더 맛있는 게 곰취다 생각하면 쉽지요?”
곰취는 진한 향과 쌉싸름한 맛으로 산나물 중 으뜸으로 불린다. 곰취를 재배할 때면 멀리서부터 곰취 향이 전해져 대암산 자락을 물들인다.
“음, 약간 쌉싸름한 맛이 있긴 한데, 맛이 오묘하다. 단 맛도 느껴져. 무엇보다 향이 진하게 감돌아. 깻잎이나 다른 산나물이랑은 또 다른 느낌이 들어.”
“곰취가 원래 대암산 인근에서 많이 채취되었는데 거기는 남산신이 지켜서 나물들이 달콤하다고 믿었대.”
곰취는 태생이 그렇듯 무농약, 무공해로 재배되어 친환경 건강식품으로 인기 만점이다. 입안에 퍼지는 향만으로도 온몸에 건강함이 퍼진다. 이것이 웰빙 아닐까?
“곰취 이거 정말 건강한 나물이에요. 부드럽고 연한 것이 먹고 나면 요즘사람들 좋아하는 그 힐링!”
“그래, 힐링이 절로 된다니까!” “꽤 아삭아삭한 맛이 일품이야. 자, 아~ 해봐.”
5월이면 이곳은 곰취를 즐기는 방법들이 더욱 다양하다. 이맘때는 곰치를 가장 실하게 맛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자, 곰취에 잘 익은 삼겹살 한 점 올려 먹어볼까?” “돼지고기 비린내도 살짝 잡아주고 은은한 향이 고기랑 꽤 잘 어울리는데? 상추나 깻잎 저리가라야.”
“그뿐인 줄 알아? 곰취절임에 싸 먹어도 그만이야. 배는 부른데 자꾸만 손이 가네.”
반찬부터 요리까지 곰취의 다양한 변신은 양구만의 색다른 별미로 자리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곰취요리부터 맛을 볼까?
“곰취전병, 곰취찰떡, 곰취절임, 곰취장아찌 말만 해.” “곰취로 만들 수 있는 반찬들이 이렇게나 많아요?”
“그럼요. 간식거리로 제일 인기 있는 곰취찐빵도 있는데요? 곰취가 들어가 건강하고 은은한 향이 남아있어 곰취 반찬 하나면 반찬투정 할 필요가 없다니까!”
웰빙바람이 불면서 산채, 특히 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찾으면서 곰취는 마을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보물이다.
“곰취에서 농민들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무렴 그렇지. 곰취로 자식들 공부시키고 시집 장가도 다 보냈는걸. 남편 없인 살아도 곰취없인 못 산다는 말이 괜히 나왔겠어? 그러니 이렇게 찾아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곰취의 진한 맛과 향이 양구의 향처럼 돋아나는 5월이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곰취를 채취하는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 건강한 푸름이 가득하다.
“김영랑 시인의 <오월>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 떠올라.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진다.’ 딱 양구를 보고 말하는 것 같아. 마을 온통 곰취 세상으로 푸르러 진 것 같아.”
“산채 하나만으로도 계절을 만끽할 수 있다니 놀라워!”
곰취의 고장 양구에서는 5월이면 건강한 웰빙 바람이 불어옵니다. 각종 환경오염과 식재료의 안전성이 부각되는 요즘,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 속에서 그대로 채취된 곰취를 찾는 사람들의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매년 5월에 열리는 곰취축제에서는 곰취로 만든 다채로운 음식들을 맛보며 직접 채취할 수 있는 체험들도 마련된다고 하니 나들이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 딱 좋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5월의 푸름을 만끽하고 싶다면 지체 말고 양구로 떠나보세요.
옛 사랑의 흔적 따라
- 경기도 동두천시 -
동두천의 북쪽에는 소요산, 서쪽에는 마차산, 동쪽에는 왕방산, 그리고 남쪽에는 칠봉산과 해룡산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인 셈입니다. 그 중에서도 소요산은 유독 단풍으로 유명합니다. 가을이면 소요산의 기암괴석에 단풍이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해내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스님인 원효대사 또한 이 아름다운 곳에서 고행수도를 하여 큰 도를 깨우쳤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원효대사와 요석 공주의 사랑 이야기! <트래블아이>의 미션, 이 ‘사랑의 발자취를 쫓아보라!’입니다.
소요산역에서부터 등산 가방을 멘 사람들이 북적인다. 소요산은 ‘경기도의 금강산’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한다. 소요산 단풍, 정말 그렇게 매력이 있을까?
“사람들이 정말 많아! 하나같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는 걸 보니, 모두 소요산에 가는 길인 것 같은데? 우리처럼 연인끼리 온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
“소요산은 단풍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사랑에 대한 가슴 아픈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거든. 앞으로 많이 걸어야 할 테니, 심심하지 않게 전설 이야기를 해 줄게.”
원효대사가 나라에 큰 인물이 될 아들을 얻고자 함을 안 무열왕은 자신의 딸 요석공주를 원효대사와 맺어 주었다. 요석공주는 원효대사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었다던데?
“원효대사와 요석공주는 원래 서로에게 마음이 있었다고 해. 원효대사가 저잣거리에서 ‘누가 자루 없는 도끼를 빌려 줄 텐가. 하늘을 받칠 큰 기둥을 깎으려 하네.’라고 소리를 친 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무열왕에게 하는 말이었을지도 모르지."
"요석공주는 원효대사에게 승복과 모란꽃을 선물한 적도 있거든. 로맨틱하지 않니?”
요석공주와 원효대사 사이에서는 이두를 만든 인물, 신라 최고의 학자인 설총이 태어나게 된다. 그러나 요석공주와 원효대사는 부부가 될 수는 없었다.
“그러고 보니 원효대사는 스님이잖아? 스님의 신분으로 결혼할 수는 없었을 텐데.”
“그래. 그래서 원효대사는 스스로를 파계승이라 하고, 속세를 떠돌며 평생 속죄 의식을 행했다고 해. 그러다 흘러든 곳이 바로 이 소요산이야. 이곳은 예로부터 문인들이 찾아 거닐기로 유명한 산이었지. 산의 이름인 소요(逍遙)는 산책한다는 뜻이기도 해.”
소요산 입구에는 아치형의 커다란 ‘연리지문’이 있다. 아치의 좌측 나무는 원효목(元曉木)으로 원각의 도를 위해 정진하는 원효대사를 형상화하였다는데, 우측의 나무는?
“자, 여기가 바로 연리지문이야. 우측의 나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겠지?” “요석공주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왼쪽과는 달리, 오른쪽에는 단풍잎과 은행잎이 곁들여져 있어 훨씬 아름다워 보여. 요석공주는 왠지 단풍처럼 아름다운 사람이었을 것 같아.”
“맞아. 오른쪽의 나무 이름은 요석목(瑤石木)이야. 둘의 사랑을 연리지로 표현한 거지.”
자재암은 원효대사가 도를 깨우친 곳으로, 수행 도중 관세음보살과 친견하여 자재무애(自在無碍)의 수행을 쌓았다 하여 자재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다.
“자재암의 일주문 앞에 한 번 서 볼래? 바로 이곳이 요석공주가 어린 설총을 데리고 와서 매일 삼배를 시켰던 곳이야. 원효대사를 보러 직접 들어가지 못하고, 항상 설총과 함께 이곳에 서 있었다고 해.”
“정말 슬픈 이야기야. 지금 우리가 같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져.”
속세와 이별한다는 뜻의 속리교(俗離橋). 속리교를 건너면 자재암과 원효대, 공주봉에 갈 수 있고, 왼편으로 향하면 원효폭포와 원효굴이 나온다. 일단은 왼쪽으로 가 보자.
“여기가 바로 원효대사가 수행했다는 원효굴이야. 아담하고 아름다운 곳이지?”
“작은 동굴 안에 촛불이 켜져 있어! 영화 속에 나오는 곳처럼 멋진데? 그 앞에 흐르는 원효 폭포와 실개천이 더해져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어. 절로 수행이 될 것처럼 신비로운 분위기가 풍겨져 나오는 곳이네?”
소요산에는 각각 의상대와 하백운대, 중백운대, 상백운대, 나한대, 공주봉이라 불리는 여섯 개의 봉우리가 있다. 왠지 심상치 않은 이름이 눈에 띄는데?
“봉우리 이름이 공주봉이네? 혹시 이 봉우리의 이름에도 요석공주가 관련되어 있니?”
“그런데 원효 대사도 요석공주가 소요산에 와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대. 알면서도 다가갈 수 없으니, 안타까운 노릇이었지. 공주를 찾아가는 대신, 요석 공주를 생각하며 산봉우리 하나에 이름을 붙였는데 그 봉우리가 바로 공주봉이야.”
원효굴을 지나 자재암 가는 길의 108계단을 오르다 보면 뎅그렁, 하는 은은한 종소리가 들려온다. 풍경소리라고 하기에는 더 맑고 쟁쟁한 이 소리는 무슨 소리일까.
“와, 종소리가 정말 맑아!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아직은 비밀이야! 경건한 마음으로 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저절로 알게 될 거야.”
“아, 해탈문이 보여! 해탈문 위에 작은 종이 하나 매달려 있네? 계단을 다 오른 사람들이 하나같이 저 종을 치는구나.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처럼 아름다운 소리야.”
요석공주는 소요산에 지은 별궁에서 원효대사가 있는 쪽을 바라보며 혼자 설총을 키웠다고 합니다. 신라의 위대한 학자, 설총의 부모임에도 불구하고 나란히 소요산을 걸어 본 적 조차 없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비록 살아생전에는 함께하지 못했으나, 소요산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기억되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연인과 함께 가을 단풍을 즐기고 싶다면,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로 더욱 붉은 빛을 발하는 소요산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는 것이 어떨까요? 이야기꽃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이 피어날 것입니다.
그 풍경에 넋을 잃다
- 부산광역시 북구 -
날 좋은 날, 산 속에 들어가 숲을 만끽하고 그 기운을 받고 싶은 날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산에 가려니 등산복도 차려입고, 새벽같이 일어나 바쁘게 움직이기에는 너무도 버거운 일상이지요. 하지만 그런 ‘힐링’여행에 딱 좋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부산 북구에 위치한 ‘화명 수목원’입니다! 입구의 표지석에 쓰인 ‘자연과 사람이 정을 나누는’ 이라는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화명수목원!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수목원에서의 자연이 주는 푸근한 어울림을 느껴라!’입니다.
도심에서 피톤치드를 느낀다? 답답한 도시의 공기에 숨이 막힐 때면 부산 시민들은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숲길과 시가 어우러진 이곳에 먼저 들려보자.
“이 수목원, 뉴스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아!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수목원이라고 들었어. 그래서인지 정말 운영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아.”
“맞아. 게다가 여름 생태교실, 숲속 도서관 등으로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해. 하지만 공립이기 때문만은 아니지 않을까? 아마 이 곳을 즐기면 알 수 있을 거야.”
금정산 산자락에 위치한 수목원은, 조그만 계곡에는 저마다 사람들이 발을 담그고 있다. 송사리가 발끝을 간지럽히는 기분이 좋다.
“이 계곡은 부산 북구를 가로지르는 유명한 대천천의 상류란다. 이렇게 맑은 물이 그대로 흘러들어가니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네, 맞아요. 계곡 곳곳에 넓게 자리 잡은 바위부터 귀여운 피라미들도 쉽게 볼 수가 있네요. 여름 피서를 이곳으로 와도 좋겠어요!”
숲이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 혹은 숲이 우리에게로 성큼 다가온 듯. 그렇게나 생생하다. 이곳은 단순히 숲을 전시해놓은 곳은 아니라고 하는데?
“이 숲 전시실은 말 그대로 ‘힐링’의 장소인 것 같아요. 사람과 자연이 함께 있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이곳이 아닐까 해요.”
“이 숲 전시실은 숲으로 초대, 깨어나는 숲, 체험 영상존 등 여러 가지 테마로 나뉘어 있단다. 모든 테마를 둘러보고 나면 자연에 대해 더 잘 수 있을 것 같아.”
이곳은 아직도 후덥지근하다. 희한한 생김새의 식물들이 저마다 더위 속에서 서로의 건강함을 뽐내느라 바쁘다.
“유리로 지어진 건물이 굉장히 웅장해요! 슬쩍슬쩍 안으로 들여다보이던 화초를 직접 보며 만질 수도 있어요!”
“그래, 온실 속의 화초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곳이구나. 연약하고 순수할 것만 같은 온실 속 자연은 이리도 건강하게 자가고 있었는데 말이다.”
나무들이 길을 만든다. 높게 놀라온 나무 사이를 걸으며 미로를 헤쳐 나가야 하다니. 꼭 자연 속에 혼자 던져진 묘한 기분이다.
“나무 사이로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얼핏 보이는구나. 꼭 자연 속에 잘 어울려 살고있는 것 같지 않니?”
“네, 하지만 조금 더 울창하게 잎이 자라있었다면 좋았겠어요. 다음에 이곳에 올 때에는 좋은 날들이 이어져서 정말 미로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숲속 길을 따라 걷다가 유리로 된 작은 상자를 발견했다. 나무 옆에 살포시 앉은 것은 바로 숲속 작은 도서관이다.
“수목원 곳곳의 나무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요.”
“책을 읽기 좋은 자연 안에서 그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한 화명도서관의 배려란다. 숲속 작은 도서관은 수목원 곳곳에 자리하고 있으니, 찾아보는 것도 좋겠구나. 도서관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니 얼른 찾아보자.”
자그만 토끼, 고라니 등 조그만 동물들이 사람도 무서워하지 않고 쫄래쫄래 잘 따른다. 그런데 수목원에 채식동물이라니, 이러다 다 먹어치우는 게 아닐까? 슬쩍 웃어본다.
“작은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에 대한 설명도 적혀있어요. 오리, 기러기, 거위, 고슴도치… 작은 동물원이지만 참 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있네요.”
“그래, 이곳은 화명수목원의 백미라고 불린단다. 수목원에 들렸다면 이 작은 동물원 체험을 해 보는 것은 당연한 코스라고 하는구나.”
역시 전망대가 빠질 수 없다. 낙동강과 북구의 시가지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산과 떨어져 있는 듯, 그렇게 자리한 모습이 꽃이 피어난 것 같다.
“나뭇잎이 둘러 싼 롤러코스터 같은 모습이구나. 전망대마저 이렇게 자연과 어울리게 조성해 놓았단다.”
“와! 정말 멀리까지 내다보여요. 그리 높은 전망대는 아니지만, 이 수목원이 실제 자연인 산 속의 꼭대기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곳이네요.”
화명수목원의 학습체험관 앞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붙어있습니다. 어릴 적, 나무 한 그루에 얽힌 이야기를 들은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했었나요? 나무를 소중히 하자? 혹은 자연을 사랑하자, 친구를 믿자… 모두가 여러 생각을 했겠지만, 이곳에서는 모두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바로 ‘자연은 아름답다’ 일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자연 없이 살 수 없다’도 느끼겠지요. 여러분도 화명수목원에서 자연과 사람의 어울림에 대해 생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