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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글자에 담긴 도시

    지역충청북도 청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지역호감도

    두 글자에 담긴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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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절.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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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지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줄 고인쇄박물관
      직지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줄 고인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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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지'라는 두 글자에 담긴 청주.
      '직지'라는 두 글자에 담긴 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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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 사진편집국
    충북 청주시 호감도
    청주는 마치 머나먼 이국의 낯선 땅과 같았다. 심지어는 자동차를 타고 얼마나 걸리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 미지의 곳이었다. 나에겐 천안 즈음이 아래지방의 마지노선과 같았기 때문이다.
    청주로 가야해. 당장 다음주부터. 
    청주는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청주 터미널에 내리자마자 대문짝만한 간판, 전화 부스, 심지어는 쓰레기통에까지 온통 직지라는 단어가 새겨져있었다. 직지? 직지 혹시 직지심체요절할 때 그 직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날이라 학교에는 온통 한층 들뜬 표정의 신입생들이 모여 있었고 저마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모였겠지만 청주라는 공간에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유대감을 가지고 있는듯했다. 그들도 보았을까? 직지라는 단어를. 그리고 손으로 直指의 한자어를 그려보았을까? 
    
    마치 자신의 마니또를 찾기라도 하듯 학생들은 두리번거리며 자기와 성격이 맞을 만 한 친구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우연히 옆자리에 서있던 친구 사실 재수를 했을지도 모르는 잠정적 친구에게 먼저 말을 붙였다.
    “청주는 교육의 도시잖아. 그런데 직지를 손으로 쓸 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뭔 소리야. 뜬금없이.”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올 법한 사람을 본 것 마냥 이상한 눈총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아랑곳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아니. 청주를 들여다보면 직지라는 글씨밖에 안보여. 그게 내가 본 청주의 첫인상이야.”
    “너도 참 별나다.”
    모르는 이에게 최대한 좋은 말로 대꾸를 해준 것이다.
    알지모르겠지만 청주는 교육의 도시로 유명했다. 한때는 괜찮았던 대학교들이 밀집되어 있었고 지금도 많은 이들이 교육을 이어나가기 위해 청주를 찾는다.
    
    교양과목으로 듣는 한자수업. 나는 가장먼저 直指를 손바닥에 끼적여봤다. 이거 맞지? 속으로 말했다. 왜 나는 한자수업시간에 직지를 그리고 있을까? 그저 교수님이 갑작스럽게 발표를 시켰을 때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였을까? 망신을 면하기 위해서? 아니면 내 머릿속에 자리 잡혀 있는 청주 이꼬르 직지가 멍자국처럼 아직은 선명하게 남아있는 것일까?
    
    언젠가 꼭 가봐야겠다. 4년 동안 설마 한번 안 가보겠어? 공강시간도 있는데. 4년 동안 나는 직지에 대해 혹은 고인쇄박물관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다. 수없이 많은 간판, 전화 부스, 쓰레기통에 새겨진 직지를 보면서도 익숙함에 대한 본능 때문인지 직지에 대한 처음의 궁금증이 타오르지 않았다.
    어느덧 4학년 2학기. 청주에서 겪었던 많은 일들, 수 없이 지나간 도로, 자유를 갈망하며 걸어왔던 젊은 날.
    드디어 마지막 방학이다. 방학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방학이다. 그저 놀다가 2월 달 졸업식에만 참석하면 길고도 짧았던 4년 동안의 대학생활이 종지부를 찍는 날이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야 없지.
    사람들은 어떠한 이유나 명분을 가지고 술을 마시려 하기 때문에 종강이라는 명분은 젊은이들이 취하기에 더 없이 좋은 핑계거리였다.
    부어라 마셔라. 거나하게 취했다. 주량이 세지 않은 나였지만 4년 동안 미운 정 고운 정 쌓였던 곳에서의 마지막이라고 하니 왠지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야, 황준수 너 그때 기억 나냐?”
    “뭐? 그때라고 하면 어떻게 알아 인마.”
    “아, 왜 우리 학교 처음 오리엔테이션했을 때. 대강당에 다 모여 있었을 때 네가 나한테 물어봤던 거. 청주가 교육의 도시인데 직지를 한자로 쓸 수 있나 없나 물어봤던 거 말이야. 나 그때 너 진짜 또라인줄 알았는데. 그게 벌써 4년 전이네. 세월 빠르다.”
    
    아참. 그랬었지. 잊고 있었다. 직지를. 아니 직지에 대한 호기심을.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집에 버스를 탔다. 창밖너머로 직지의 고장 청주라는 간판이 화려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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